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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과정 교육일지 7회차

오조디 2023. 6. 5. 14:00

벌써 도슨트 교육이 3회밖에 남지 않았다. 토요일마다 과천을 가는 것이 이제야 익숙해졌는데 끝이라니..! 근데 내심 좋다. 늦잠 잘 수 있으니까. ㅎㅎ 평소보다 훨씬 일찍  출발해서 대공원역에서 국립현대미술관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6월 초인데 그다지 덥지 않고 (25도정도?) 바람도 차가워서 쾌적하게 올라갔다. 시간이 약 20분 정도 남아서 아침으로 가져간 밀크티와 삼각김밥을 먹었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미술관 앞 호수를 바라보는 그늘에 앉아서 천천히 꼭꼭 씹어먹었다.

 

7회차 수업은 스크립트 작성법과 장애인 인식교육 두 가지 주제로 이루어졌다. 장애인 인식교육 중 안대를 차고 길을 걷는 실습을 해봤는데 정말 너~무 무서웠다. 다른 교육생분이랑 역할을 바꿔가며 안내를 했기에 길도 다 알고 있었음에도 내리막길, 계단 등 바닥의 변화가 너무 무서웠고 내 위치를 가늠할 수도 없었다. 시각장애인 분을 안내하는 법을 제대로 배웠기 때문에.. 다음에 지하철이나 어디에서든 본다면 불편하지 않게 도와드려야겠다. 

 

스크립트 작성법 교육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의도였다. 교육해 주신 분께서 사실 미술관 제공 자료 (오디오 해설, 학예사 코멘트) 정도만 있어도 스크립트를 짤 수 있다고 하셨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의도이며 그 의도에 엮어서 작품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부가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교육을 들으면서 많이 놀랐다.

 

이전에 송은 미술관에서 도슨트를 할 때에는 주변 자료도 없고, 가르쳐줄 사람도 없어서 막무가내로 제공되는 자료 외에 작가 인터뷰니, 이전 브로셔니 작가와 작품에 대한 모~~든 작품을 다 찾아보고 내가 내용을 선별해서 스크립트를 짰다. 그때 학예사분이 제공해 준 자료로는 부족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그 덕에 좋은 해설을 할 수 있었고 공부도 많이 됐지만, 논점을 벗어났을 수도 있겠다 싶다. 국현에서 도슨트 할 때에는 배운 대로 본질에 충실한 스크립트를 짜서 해야겠다. 

 

이 날 교육생분들 중에 내 블로그를 아는 분을 많이 봐서 좀 머쓱했다. 네이버 블로그에 써둔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글이 상위에 있다보니.. 댓글을 다셔서 인사한 분도 있고 나랑 얘기하다가 혹시,,, 그 사람 아니냐고 물어보신 분도 있었다. 어떻게 알았지?! 네이버 블로그에 얼굴 공개가 많긴 하지만 알아보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ㅋㅋ 이웃해요 우리 ㅎ 

 

교육이 끝난 후에는 앤(머리를 땋아서)님, 드니님과 천천히 내려왔다. 익명은 순전히 내 맘대로 붙임.. (혹시 이 글을 보게 되었는데 별명이 마음에 안 든다, 하면 원하는 별명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ㅎ.) 두 분과 내려오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흥미로운 건 둘 다 옷을 엄청 예쁘게 입고 왔는데, 날씨도 좋은데 사진을 안 찍는 것이다. 그래서 나만 찍어달라고 했다. 허 참! 남는 건 사진뿐이거늘... 

 

내려오면서 mbti 얘기를 하다가 드니님이 그 얘기를 했다. T는 그 사람에 관심이 있으면 질문을 하고 F는 관심이 없을 때 질문을 한다고. 그거 듣고 정말 충격 먹음. 아니..?! 정말 사실이란 말인가? F형 사람들은 그냥 소셜 활동의 일환으로 타인에게 일반적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T로서 오늘도 다른 교육생분들께 가방 어디서 샀는지, 파마는 어디서 했는지 따위의 시시껄렁한 질문들을 했는데... (진짜 궁금해서) MBTI의 세계는 참 신기하다.

 

다음주 수업이 끝나고는 드니님, 앤님과 전시를 슬~보고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기대되는군요~ 음훗훗

 

일찍 도착해서 먹는 아침

 

날씨가 너무 좋은 날의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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