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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과정 교육일지 2,3회차

오조디 2023. 5. 1. 15:35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과정 교육일지 1회차

우여곡절 끝에 국립현대미술관 20기 도슨트 기초과정 양성프로그램에 합격했다. 가는 내내 혹시 내 이름이 누락되어 있으면 어떡하지 고민하면서 갔다는 사실... 그만큼 내가 붙었다는 게 믿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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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차 글 마지막에 야심 차게 관심을 요구한 것과 무색하게 2주 만에 글을 쓴다... 나름 바빴답니다. 그래서 이번만 (아마도..?) 2,3회 차 교육 후기를 함께 쓸 예정! 이제는 부지런하게 글 써야지. 

 

어리둥절하게 지나간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과정 1회차와 달리 2회 차부터는 본격적인 교육이었다. 2,3 회차는 각각 다른 교수님이 한국 근현대 미술에 관해 강연을 해주시기로 되어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기초교육 2회차 일지

 

전날 잠을 너무 못자서 일단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잠을 못 잔 이유는 청소하느라... 12시까지 탱자탱자 놀다가 갑자기 새벽 2시까지 청소했다. 청소를 미룰 수는 없었는데, 이유는 교육 당일 오후에 친구가 우리 집에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손님이 우리 집에 올 때 청소를 조금 빡세게 한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도 늦게 일어났는데 청소 더 하다가 출발함.. 결국 늦었다.ㅎ

 

9시 40분 대공원역에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가는 셔틀을 탔어야하는데 40분에 지하철을 내려버렸고 어쩔 수 없이 택시를 불렀다. 근데 택시 아저씨가 타자마자 '거기 엄청 막히는데... 다른 손님도 태웠다가 거기 몇 십 분을 갇혀있다 나온 거예요' 하면서 말하셔서 설마설마했는데, 숲길로 들어가는 쪽에서부터 차가 꽉 막혀서 진전이 엄청 느렸다. 그래서 급하게 회차를 요청해서 다시 셔틀 정류장으로 왔다. 괜히 택시를 탄 셈이다. 10시 셔틀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10시가 넘어도 안 와서 이게 뭐지..? 셔틀 중단인가..? 싶었는데, 같이 기다리던 여자분이 셔틀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40분 차가 아직 도착도 못해서 걸어가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고지를 해주셨다. 그래서 그 여자분에게 말 걸며 같이 걸어감. 경주에서 오신 다른 중년 여성분도 함께 셋이서 국현으로 빨리 걸어가기 시작했다. 

 

붙임성 좋게 말을 걸어보니 공지를 해주신 여성 분은 국현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이었고, 다른 여성 분은 경주에서부터 피카소 전을 보러 아침부터 올라오신 분이었다. 셋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올라가니 꽤 금방 도착했다. 다음부터는 셔틀을 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수업에는 결국 30분을 늦어서 도착했고, 9시 40분 셔틀을 탄 사람은 10시 10분에 도착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고작 30분이었는데도 진도가 꽤 나가서 그걸 놓친게 많이 아쉬웠다. 전날 잠도 못 자고 아침부터 피곤했어서 졸 줄 알았는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잠은 하나도 오지 않고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교육을 들었다. 나눠주신 교육 책자에 있는 내용으로 수업을 하는 줄 알았는데, 책자 속 내용은 정말 일부였다. 교수님이 준비해 오신 피피티로 수업을 하셨는데... 피피티 좀 잘 만들었으면 수업이 더 잘 들어왔겠다 싶은 마음과 동시에 피피티가 저래서 오히려 잘 듣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있는 내용이 많아서 피피티에는 다 담지 못하시겠지...ㅋㅋ 

 

3시간 동안 5분 쉬는 시간 두 차례 외에는 따로 쉬는 시간이 없었음에도 정말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다. 끝나고 블로그 친구분과 인사도 나누고 다른 분들과도 얼굴을 터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공원역까지 걸어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기초교육 3회 차 일지

 

전날 술을 마셔서인지 아침 6시 반 쯤 잠에서 깨버렸다. 그래서 휴대폰 만지고 뒹굴거리다가 밥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비 오는 날 멸치칼국수를 먹는 건 일종의 내 루틴이어서 아침부터 멸치칼국수 컵라면을 먹었다. 비가 오는 날이어서 마음 편히 셔틀을 탈 생각으로 출발했다.

 

대공원 역에 도착해 셔틀을 기다리면서 다른 도슨트 분들을 만나서 또 이야기 하고.. 이름이 정말 특이하고 예쁜 분하고 얘기하다가 그분도 '듄'의 덕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에 듄 파트 2 개봉하면 같이 보러 가기로 했다. 

 

2회 차에 이어 한국 근현대미술에 관한 내용이었다. 왜 아침에 라면을 먹었는데 배가 고픈 건지.. 제공되는 간식을 하나씩 주워 먹으며 수업을 들었다. 역시나 이 교수님도 피피티는 영... 게다가 글씨가 너무 작아서 글씨를 키우고 계셨다. 허허.. 하지만 수업은 또 재미있었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설명을 해주시는데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열심히 들었다. 물론 중간에 살짝 졸았음. 배부름의 여파인가...!

 

수업이 끝나고는 S, H님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유일한 레스토랑인 라운지디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S님은 광교에 전시를 보러 가시고, 나랑 H님은 4호선을 그대로 타고 가서 아모레퍼시픽 뮤지엄에서 하는 조선 병풍전을 보기 위해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다른 테이블에 같이 교육 들으시는 분이 혼자 계시기에 우리 테이블로 초대해서 넷이 이야기를 하며 같이 밥을 먹었다.

 

라운지디는 크게 맛있진 않지만 맛이 없지도 않다. 그냥 평범한 정도... 그래서 배를 채우고, S님은 먼 길을 가야 해서 먼저 출발하고 H님이랑 나는 비 오는 원형정원을 보러 잠깐 올라갔다. 날이 갰을 때 보다 오히려 멋있는 느낌이었다. 운치 있고... 낮게 깔린 안개가 조금 으스스했다. 안개로 덮인 과천 서울대공원 호수를 보는데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이 생각났다. 가볍게만 보고 국현을 떠났다.

 

 

 

호수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으스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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