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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과정 교육일지 10회차 (마지막)

오조디 2023. 6. 30. 17:16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기초 교육의 마지막이 다가온 것이다. 이번주는 꽤 심란했다. 왜냐하면 마지막 수업이 평가였기 때문에...  국현 도슨트 마지막 날에는 시연을 하고, 그것을 평가받는 날이다. 지난주 5가지 작품과 그에 대한 오디오 가이드 + 학예사 자료를 주셨다. 그리고 시연 날에는 랜덤으로 다섯가지 작품 중 하나를 화면에 띄워주면 그 작품을 해설하는 것이다.


사실 이번 주 내내 스트레스 받았지만… 두 작품은 수요일에 스크립트를 만들었고 나머지 두 개는 금요일에, 8회차 숙제이기도 했던 한 작품은 토요일 아침에(?!) 스크립트를 만들었다ㅋㅋㅋㅋ 미친듯;; 이게 바로.. 미루기 기술이랄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별개로 실천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의 특징!


토요일에 6시에 일어나서 하나 남은 스크립트를 만들고, 삼각밥 하나를 돌려먹고 교육을 가면서 주저리주저리 계속 외웠다. 집에 있으니 그 급한 와중에도 집중이 되지 않아서 그냥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역시나 땀을 뻘뻘 흘리며 대공원역에서 국현까지 걸어갔다. 도착하니 이미 많은 분들이 와있었다. 교육장에 다른 수업이 있어서 바깥 대기실에 앉아있었는데, 면접을 볼 때가 생각났다. 오타쿠들은 이런 수미상관 구조에 약하다고~!! 교육장이 열리기 전까지 계속 중얼거리며 외웠다. 다들 떨려해서 좀 안심이 됐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이 사람들도 다 떨리는구나..!


40명을 2조로, 각 조를 5명의 조로 나누었다. 이름 순으로 해서 상당히 불만이었다는…! 젤 먼저 하고 싶었는데.. (자신이 있다는 게 아니라, 처음 하면 어느 정도 떨림을 감안해주니까ㅎ 그리고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 듣는 사람들은 평가지를 작성해야해서 외우지도 못하기 때문에 정말 먼저 하는 게 나았을 것 같다. 물론 평가지 쓰고 한번씩 보면서 외웠지만.. 그래도 충분치 않았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덜덜 떠셔서 좀 안심이었다. 한 2/3정도가 떨었달까…? 그리고 선생님 한 분이 한 조가 끝날 때마다 개인 별 짧은 피드백을 주셨다.

가장 마지막조였던 나는 어느 정도 외웠다고 생각했으나, 역시 앞에 나가니 백지 상태가 되어서 엄청난 생략을 해버렸다. 내가 해설할 작품의 반을 날렸음ㅋㅋ 푸하하 그래서 제한 시간인 3분 중 무려 1분이 넘게 남았다. 그래서 다른거 외운거 있으면 고르라고 하셔서 그나마 가장 빨리 완성한 스크립트의 작품을 골라 남은 1분을 채웠다. 인트로를 빼라는 피드백을 이전 사람에게 줘서 그걸 뺀다고 시간을 날린 거 같다고 하셨는데… 사실 내 스크립트 5개에는 전부 전시 인트로가 없었다…! 나는 온전히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만 스크립트를 구성해뒀었다ㅎ 그냥 까먹어서 날린 것 뿐인데 후후… 덕분에 기회를 두 번 얻어서 좋았지 뭐.. 다른 피드백으로는 긴장하는 티가 많이 안 났다는 정도..? 이 정도면 만족스러웠다. 준비를 그만큼 안 했으니까 이 정도 시연도, 결과도 타당한 듯.

시간 되시는 사람끼리 뒤풀이를 조촐하게 하자고 해서 모였다. 처음으로 단체사진도 찍고 ㅎㅎ 대공원 앞에는 노포같은 가게들이 있는데 차로 다른 곳까지 이동하기는 애매해서 그 노포가게들 중에 한 곳에서 먹기로 했다. 근데 이미 단체손님 예약은 거의 잡혀있어서 포기할 즈음에 5번 출구 쪽에 자리가 있어서 그곳에서 다같이 먹었다. 

먹으면서 한 이야기는.. 이게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다들 정말 자원봉사로, 기쁜 마음으로 하는 건데 처음부터 단톡방도 만들고, 반장도 뽑고, 친해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것이었다. 물론 몇몇 소수의 분들이랑 따로 놀긴 했지만 처음부터 이런 자리가 있었더라면 더 빨리 가까워졌을텐데.. 다음에 서울에서 한 번 번개로 모이기로 했다.

 

이렇게 10회의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과정 교육일지가 끝났다. 다음에는 진짜 도슨트 일지로 돌아오겠습니다~!!

도슨트 교육생으로는 마지막으로 보는 서울대공원

 

이 풍경을 교육생으로 보는 것도 마지막이구나

 

마지막 수업의 풍경

 

평가를 쓰는 것도 은근히 어려웠다

 

파일.. 가지고 싶어요 주세요..

 

인증샷 놓칠 수 없다

 

20기 도슨트의 첫 뒤풀이 음식은 김치감자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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