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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이 좋았던 날

오조디 2024. 4. 29. 17:29

파트너 도슨트분과 일정을 맞추느라 무려 2주를 쉬고 근무를 했다. 첫 근무 이후 2주 후에야 두 번째 근무를 하게 되다니.. 천성이 게으른 나는 2주간 열심히 놀았다. 그리고 근무 전날 부랴부랴 다시 스크립트를 봤다. 좋아하는 일마저 이렇게 미루게 될 줄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날씨도 따뜻해서 역시나 사람이 없길 기대했건만.. 이전과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결국 약 30명으로 첫 타임 해설을 마무리했다. 중간에 버벅거리며 원하는 내용을 다 전달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관객분들 몰입도가 너무 좋아서 더 죄송스러웠다... 그런데 끝나고 꼬리 질문도 들어오고 어떤 중년 남성분께서 '중간부터 사람이 갑자기 많아졌는데 흡입력이 너무 좋았다, 재미있었다'고 해주셔서 뿌듯함과 동시에 죄책감이.. 내 best 해설이 아닌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함과 동시에 죄송함이 들었다.

 

두 번째 해설 직전에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작품 하나에 대한 해설을 더 추가했다. 마침 와 계시던 다른 요일 도슨트 선생님에게 도움을 좀 받았다. 그 작품에 대한 해설이 좀 자신이 없어서 뺐는데, 꼬리 질문이 꽤 들어오는 작품이라 그냥 넣기로 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한 3~4명으로 시작했는데 어디선가 10명이, 또 하다가 10명이, 이런식으로 마무리에 거의 40여명이 되었다. 서울관 어렵다 어려워;; 이번 해설은 좀 차분하게 말도 느리게 하려고 노력했다. 사람이 많은 만큼 동선에도 신경을 써야했고.. 새로 추가한 해설을 사람들이 좋아해서 뿌듯했다. 신기한게 이번 해설 끝나고도 어떤 중년 여성분께서 해설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해주셨다. 이런 다이렉트 피드백은 저를 신나게 합니다.. 다음 전시 전까지 또 열심히 준비해둬야겠다.

 

해설 들어가기 전에 인증샷!

 

근무 끝나고 송현공원에 유채꽃을 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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