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스크립트 쓰는 방법 (1)

도슨트는 스크립트를 본인이 직접 작성을 해야한다. 사실 누가 써주고 그걸 외우면 그걸 굳이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발표자라고 할 듯..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로 전시 도슨트가 되기 전에 해당 전시에 대한 교육을 세 차례 진행한다. 사실 말이 세 차례지 두 차례나 다름없다.

1차: 전시 학예사의 교육 - 전시 전반에 대한 설명을 해줌

2차: 학예사와 전시장 투어 - 전시장 돌아다니며 실제 작품보고 설명을 해줌

3차: 리허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도슨트 교육 1차

 

3차에 리허설을 할 때 이미 본인이 리허설 할 파트 스크립트는 작성되어 있어야 하니 1,2차 교육 후에 보통 스크립트를 바로 작성하게 된다. 근데 나는 게을러서 항상 전시 직전에 스크립트 완성하고 부랴부랴 외운다... 아무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도슨트 대본 작성법을 소개해보겠다.

 

도슨트 스크립트 작성법

 

1. 작품위치 파악하기

 

이번에 하는 전시에는 작품 수가 많지 않았지만, 직전에 한 <이신자, 실로 그리다> 전에는 작품 수가 많아서 작품위치를 파악하고, 어떤 동선으로 다닐 지 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원형 전시관이라 동선 정하기가 더 어려웠다. 어떻게 동선을 정할까 고민을 하다가 우선 작품 위치부터 다 파악하기로 했다.

 

무식하게 그냥 다 써버렸다. 작품 위치를 적어두고 오디오 가이드가 있는 작품, 명제표가 있는 가이드를 따로 표기해두었다. 작품 선정시에 참고하기 위해서. 

 

 

2. 작품 선정하기

 

이전 전시에서는 해설 시간을 50분 정도로 잡아달라고 했고, 이번 전시에서는 40분 전후로 잡아달라고 해서 시간에 맞게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 본인이 말을 빨리 하는 스타일인지에 대한 파악도 필요하고, 그렇다면 시간에 맞게 끝낼 수 있도록 작품 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

 

전시마다 다르겠지만 이신자 전에서는 시대별로 4부로 나뉘어져 있어서 각 부당 2~3개의 작품을 평균적으로 선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내가 재미있었던 작품으로만 채웠다. 그리고 오디오가이드, 명제표의 설명을 다 읽어보고 이걸로는 부족하다, 나의 해설이 더 필요하다, 싶은 작품들을 선정한다. 

 

 

3. 동선 정하기 (순서 정하기)

 

크지 않은 전시관이라면 이 과정이 생략되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작은 전시관이라고 하더라도 가벽 위치 때문에 전시장의 동선이 꼬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동선을 정해두는게 좋다. 나는 관객이 많을 때, 적을 때를 대충 나눠서 생각해뒀다. 원형 전시관에서는 사람이 많지 않으면 바깥 큰 원으로 돌 수 있는데, 사람이 많으면 중심원으로 갔다가 다시 끝 작품으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작품이 세팅된 전시관에 꼭! 해설 직전에 돌아봐야한다. 전시 직전에도 언제든 작품 위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벽이라던가 통로의 넓이 때문에 동선을 바꿔야할 일이 생긴다. 나 혼자 다니는 거라면 상관이 없지만 많은 관객과 함께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큰 전시장에서 동선 정하는 작업은 꽤 중요하다.

 

 

이 세 가지 작업을 끝내면 스크립트를 짜기 전의 초석이 마련된다.